6월 28일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 비행기를 타고 1시간 20분만에 도착한 대련공항.
여행사에서 10명의 단체비자를 받아 대표자에게 주었으므로 공항의 입국심사는 10명이 한줄로 서서 비자에 적힌 번호순서대로 수속을 밟아야 했다. 나는 1번으로 되어 있어 제일 먼저 비자와 여권을 심사관에게 제출했다. 심사관은 비자를 훑어 보고는 여권과 내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고는 뭐라고 중얼거리는 듯 하더니 "표"라고 내게 말한다. 나는 비행기 좌석표를 보자는 줄 알고 그가 가지고 있는 여권을 손으로 가리키며 "인 패스포트"라고 대답했다(비행기의 좌석표를 여권안에 끼워 놓았었다). 그는 여권을 이리저리 펼쳐보더니 더 이상 아무말도 안하고 컴퓨터를 두드린다. 나는 뒤에 기다리고 있는 줄선 사람들에게 "비행기표를 보네요"라고 알려 줬다. 순간 줄은 비행기 좌석표 조각을 찾느라고 어수선해 졌다. 수속을 끝내고 나와서 다음사람들이 나오길 기다려 마지막 사람이 찾아온 비자를 받아서 챙겨 넣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
* 통상 입국심사시 귀국 비행기표를 보자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입국심사관이 보자고 했던 것이 귀국 비행기표를 보자고 했던 것인데 의사소통이 잘못된 것인지? 그런데 더 이상 다른 요구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말도 통하지 않는데...
공항에서 가이드를 만나 53인승 대형버스를 타고 저녁식사만 하고 급히 단동으로 이동하였다.
도착하자마자 저녁식사를 한 식당. 차들이 많이 밀리는 복잡한 거리 건너편에 위치한 식당을 가기 위해, 버스기사는 교통정리중인 교통경찰과 협상을 하여 도로 가운데 안전지대에 버스를 세워놓고 우리가 길건너 식당으로 걸어서 건너가게 했다.
대련(다롄)시는 발해만과 황해 사이를 삐져나온 요동반도의 남쪽 끝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로 중국내에서도 제법 크고 잘사는 도시에 속한다고 한다. 아름다운 해변을 끼고 있어 해수욕장도 유명하단다. 고구려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요동지방이며 이곳에 수나라, 당나라의 침입을 방어한 비사성이 있다. 청일전쟁후에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고, 러일전쟁후에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곳이기도 하단다. 그래서 도시의 고풍스러운 건물들은 러시아의 도시를 옮겨 놓은 듯 하단다.
여행 마지막날(7월 3일) 우리는 인천공항으로 가기 위해 다시 대련을 찾았다.
[ 비사성 ]
고구려의 해안방어선인 비사성의 조망은 너무 허망한 관광이었다. 유일하게 볼수 있었던 장면이 아래의 사진이다. 도심 사거리를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서 "저기 멀리 보이는 산이 비사성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휙 지나가 버리고는 더이상 비사성이라는 곳을 볼수가 없었다. 그래도 모두들 백두산을 두번이나 올라가 천지를 이틀 연속 잘 볼수 있었고 여행 마지막 날이라 지쳐 있기도 해서인지 별 불만들은 없었다. 가이드는 변명 비슷하게 "당시의 비사성은 다 없어지고 한 십여미터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해 준다.
비사성은 대흑산(663.1m) 주위에 석회암으로 쌓은 거대한 석성으로, 군사적 요충지로서 고구려가 수나라, 당나라와 전쟁을 할 때 해안으로 쳐들어 오는 적군을 방어하는 해안방어선 역할을 하였으며, 사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문으로만 오를 수 있는 천혜의 요새였다고 한다.
수양제가 614년(영양왕 25년) 7월에 마지막으로 고구려를 침공할 때 비사성까지 진격했으나, 고구려군이 하나뿐인 성문을 굳게 닫고 저항하는 바람에 단 한개의 성도 뺏지 못하고 내부 반란으로 철수하였으며, 이로 인해 수나라는 결국 건국한 지 40년 만에 멸망했다고 한다.
이후 당태종은 645년 4월 대규모 수로군과 초 정예병으로 고구려군이 지키는 비사성 서문을 기습 공격하여 점령하였으며, 당시 성을 지키던 고구려군은 퇴로가 없어 8,000여 명이 포로가 되었었으나, 안시성싸움에서 고구려군에게 패하자 결국 모두 철군하고 말았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가져온 비사성 전경)
[ 성해공원 ]
성해공원은 대련의 10대 명승지 중 하나로서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5㎞ 떨어진 발해만에 위치하고 있다. 총 면적이 19만㎡에 달하는 동북지역 최대의 해양 테마파크로 15만㎡의 정원과 길이 800m의 해수욕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원 내부는 온갖 꽃과 돌길로 꾸며져 있고, 해안선은 완만한 수심과 활 모양의 넓고 아름다운 해안을 갖춘 해수욕장으로도 유명하다. 동쪽 해안가에는 바다까지 뚫려 있는 ‘탐해동’이라는 동굴이 있으며, 동굴 앞에는 공원의 이름이 유래된 성석(하늘에서 떨어진 별)이 있다.
활기찬 조각품이 있는 성해공원의 넓은 정원
넓다란 공원의 잔디가 참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성해공원의 넓은 정원과 저 멀리 고층건물들이 보인다.
성해공원 입구에 있는 기마병 동상 앞에선 아내.
기마병 동상앞에서 정태영과 함께.
조병용 정태영.
대련시 건립100주년을 기념하여 조성된 성해공원의 기념 동판으로 시민들의 발자국을 동판으로 만들어 놓았다.
당시 대련시 시장이던 보시라이에 의해 추진되었으며 가운데 금빛으로 보이는 발자국이 보시라이의 발자국이라고 한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는다.
공원의 발자국 동판과 멀리 오른쪽의 정원, 그리고 도시의 고층건물들.
사람들이 붐비는 성해공원을 종횡무진 달리는 무선조정하는 장난감 오토바이. 엄청 빠른 속도로 사람들 사이를 이리저리 헤집고 돌아다니면서, 부딪혀 넘어지면 바로 일어서서 또 달린다.
조병용과 그 아내의 다정한 모습. 바닥이 비스듬하게 되어 있어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 대련 시내풍경 ]
우리나라의 서울에서 옛날에 60년대 초 보던 그 전차들이 이곳에서는 아직도 시내를 누비고 다닌다.(인터넷에서 가져온 사진)
마지막날 점심식사를 한 식당. 여행기간중 다닌 식당중 가장 깨끗하고 음식도 깨끗했다. 특히 화장실도 좋았다.
식당의 현관 입구에 있는 음식 전시물.
시내에 많이 운행중인 2인승 삼륜 승용차. 여러 도시에서 많은 삼륜차를 보았다.
길거리에 앉아 카드를 즐기는 사람들. 몇년전 우리나라에서는 세사람만 모이면 고스톱을 쳤듯이, 중국인들은 카드를 매우 즐기는 모양이다. 곳곳에서 이처럼 둘러 앉아 카드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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