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날(10월3일)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첫번째 방문한 곳은 알프스산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산중의 여왕 '리기산'이다.
리기산 여행은 분량이 많아 정상에 오르기 전(1)까지와 정상에 오른 이후(2)의 2개로 나누어 수록한다.
꾸어에서 새벽 일찍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비추나우역으로 가서 산악열차를 타고 해발 1800미터의 리기산 정상역으로 올라간다. 리기산 정상역에서 사방을 둘러 본후 다시 기차를 타고 내려오다가 갈트바드 역에서 내려 곤도라로 갈아타고 베기스로 내려갔다. 베기스에서 다시 배를 타고 루체른으로 향했다.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알프스 산맥의 여러 산들 중에서도 특히 '산의 여왕'이라고 불리우는 리기산은 해발 1,800미터의 산으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북쪽에 펼쳐지는 평원지대와 남쪽으로 이어지는 알프스 산맥, 그리고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경사면에는 아름다운 주택들이 군데 군데 지어져 있고, 까마득한 절벽 아래에는 시퍼런 피어발트슈테러 호수를 비롯산 여러개의 호수들이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정상에 거의 다다르면 저 멀리 만년설에 뒤덮인 융푸라우를 비롯한 알프스의 영봉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산을 찾는 이들에게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가파른 경사면을 따라 톱니바퀴가 달린 산악열차가 1871년 최초로 설치되었다고 한다. 이 산악열차가 운행됨으로 노인들, 어린아이들은 물론 장애인들도 쉽게 알프스를 오르며 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되었단다.
산악열차를 타고 오르면서 내려다 본 피어발트슈테러 호수
비운의 '꾸어 사거리' 추억
취리히에서 일정을 마치고 다음 날 첫 일정인 리기산 등산을 위해 중간 기점에서 숙박한 도시가 꾸어이다. 단지 숙박만을 위한 지역이지만, 우리는 여기에서 정말 잊지못할 추억을 남겼다.
유럽의 대형버스에는 안전운행을 위해 기사의 휴식시간을 감시하는 운행감식장치가 설치되어 있단다. 매일 9시간은 연속해서 엔진이 꺼져 있어야 하며, 그중 일주일에 2번은 11시간 꺼져 있어야 한단다. 그리고 매 2시간 운행후에는 30분이상 휴식이 의무화되어 있단다. 경찰이 수시로 지나가는 버스를 세우고 기계를 삽입하여 감식장치를 체크하게 되어 있는데, 위반이 적발되면 벌금이 무려 1만5천유로란다.
첫번째 사건 - 고속도로 무단횡단사건
우리 버스는 이날 11시간 운행중지를 해야하는 날이란다. 따라서 호텔에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위해 운행을 한후에 차량 시동을 끄고나면, 11시간 이후에나 시동을 걸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날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아침 7시에는 출발을 해야 하는데, 그리하려면 오늘 저녁 8시에는 시동을 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똑똑한 우리의 가이드는 묘책을 생각해 내셨다. 호텔에서 식당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라고 하니,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시동을 끄고 버스를 타지 말고 도보로 식당을 다녀오자는 것이다. 오랜 버스여행에 지친 우리는 식사 전후 15분 정도의 도보는 건강에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또 내일 일정을 위해서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버스는 가이드의 예상대로 8시경에 호텔에 도착했고 우리의 짐을 내린후 바로 시동을 끄게 했다. 그리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가로등은 켜 있었지만 어두워진 거리를 걸어서 식당으로 향했다. 그런데 가이드가 가져온 지도가 허술했는지, 사거리에서 편의점에 들어가 다시 길을 물어보고는 고속도로 건너편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고속도로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잠시후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나오고 있는 인터체인지와 만났고, 건너가는 길을 찾아 갓길을 따라 계속 고속도로 안쪽으로 들어 갔다. 고속도로 길 건너편에 식당은 보이는데 건너가는 길이 안 보이는 것이다. 성질이 급한 몇 친구는 고속도로를 무단 횡단하여 건너가자고 중앙분리대까지 건너갔고, 그 순간에도 어두운 고속도로에는 라이트를 켠 차량들이 고속 질주를 하고 있었다.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위험을 느낀 가이드는 우리를 다시 인터체인지 밖으로 나가도록 한 후 식당에 전화를 하여 건너가는 길을 재차 확인하였다. 우리가 사거리로 다시 나왔을때 웬 승용차 한대가 우리들 앞에 섰다. 도착하지 않는 우리들이 걱정이 된 식당 종업원이 자기 차를 몰고 나온 것이었다. 그 분은 우리를 자기 승용차에 정원을 지켜 4명씩 승차시켜 여러번 식당으로 실어다 주었다. 돌아오는 길은 걱정이 되어 걸어 올 엄두를 못내고 콜택시를 불러서 타고 왔다. 내일 일정을 위해 하마트면 값비싼 댓가를 치를뻔 했다.
두번째 사건 - 틀니 사건
다음날 아침 예정대로 준비가 되어 7시 정각에 출발할 수 있었다. 전날의 사고는 잊고 11시간 규정도 채우고 새벽 일찍 출발할 수 있었으니 오늘의 일정은 순조로울 것 같았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버스가 어제 그 비운의 사거리를 지나 고속도로로 들어 섰을때 였다. 버스 안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 "아! 내 틀니!!!" 일행중 한분이 호텔 화장실에 틀니를 뽑아놓고 그냥 두고 왔다는 것이다. 이미 버스는 고속도로에 들어와 있으니 다음 인터체인지까지 한참을 간후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그 고속도로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 틀니를 무사히 찾아 가지고 다시 고속도로로 들어 갔다.
우리는 하루 밤 잠자리를 위해 들린 이 꾸어라는 도시의 조그만 사거리를 일곱번이나 지나 다녔다. 도착할때, 식당을 찾아갈때, 고속도로 잘못 들어갔다가 나올때, 식사후 돌아 올때, 다음날 출발할때, 틀티 찾으러 다시 돌아 올때, 제대로 다시 출발할때, 정말 "비운의 꾸어 사거리"였다.
우리가 헤메던 꾸어의 지도. 오른쪽 빨간색 원 부분이 숙소, 왼쪽 빨간색 원은 식당, 가운데 빨간색 원이 꾸어사거리이다.(구글맵에서 가져옴)
비운의 꾸어 사거리. 이 사진의 이정표가 보이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고속도로로 들어서게 된다.
우리가 1박한 꾸어의 호텔 인근 모습.
리기산으로 가는 길
아름다운 마을과 만년설이 쌓여 있는 알프스의 산들
리기산의 한쪽에 있는 피어발트슈테러 호수
피어발트슈테러 호수. 저쪽 끝에 카펠교가 있는 루체른이 있다.
비추나우 역
리기산으로 올라가는 산악열차를 타는 비추나우 역이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는 열차의 출발시간에 거의 맞게 도착했다. 성실한 가이드는 내리자마자 재빨리 달려가 열차타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우리 모두(27명)가 버스에서 내려 정거장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매정한 열차는 기다려 주지않고 그냥 출발하고 있었다. 가이드 말로는 30초가 늦었단다. 다음 열차까지 무료하게 기다리기도 그렇고 하여 비추나우 마을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카메라 샷더를 눌렀다. 그러나 어제 저녁 위험을 무릎쓰고 확보해 놓은 그 아까운 시간들은 30초 차이로 물거품 되어 버렸고, 가이드는 또 시간을 줄일 다른 방법을 찾아 내어야만 했다.
열차의 방향을 반대로 돌려주는 장치. 산 정상에서 내려 온 열차는 이곳에서 열차의 방향을 180도 바꾸어 올라가게 된다.
산악열차의 철로 길. 일반열차는 레일 2개를 타고 다니지만, 여기는 레일 2개와 가운데 톱니레일이 하나 더 있다. 경사가 심하니 아래로 미끄러지지 않게 하려고 톱니를 달았나 보다.
리기산. 저위에 스위스 국기가 걸려있는 바위산 위로 열차는 올라가게 된다.
마을 뒤편으로 보이는 비스듬한 경사로는 우리가 탈 열차가 올라갈 길이다.
비추나우 역의 선착장
비추나우 역의 유람선 선착장. 요트들이 선착장에 세워져 있다.
비추나우 역에 있는 공원에서
공원에는 아름다운 꽃들을 잘 가꾸어 놓았다.
공원에 있는 분수
주유소에 세워져 있는 요트. 요트 앞 쪽에 있는 경운기 같은 차량이 주유소에 요트를 끌고와서 기름을 주유하고 끌고 간다. 요트를 뒤에 달고 후진도 능수능란하게 잘 한다.
비추나우 마을 풍경
빌라의 창문에는 앙증맞은 조그만 인형과 장난감들이 놓여 있다. 이것도 꽃대신 놓여진 방충제의 일종인듯 하다.
비추나우 역의 안내도
리기산 산행의 시작
역 구내에서 열차를 타러가는 가족들. 산악열차가 놓여짐으로 이처럼 어린아이, 할아버지도 가족들과 함께 1,800미터의 리기산을 등반할수 있게 되었다.
드디어 산악열차를 탈 수 있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어서 인지, 우리에게는 맨 뒷칸의 제일 전망 좋은 자리가 배정되었다.
리기산을 올라가면서 내려다 본 루체른 호수의 모습
이 가파른 경사길에 집들이 지어진 것도 대단한데, 거기에 심어진 사과 나무에는 사과도 주렁주렁 달려 있다.
산비탈에도 여지없이 목초지가 만들어져 있다.
산 정상에 이르기까지 여기저기 지어져 있는 주택들. 그 곳까지도 차가 들어갈수 있게 도로가 되어 있단다.
건축중인 주택의 모습. 이 꼭데기에도 건설 중장비가 올라와 공사를 한다.
멀리 보이는 만년설에 뒤덮인 알프스의 영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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